지나고 나니 나도 청춘이었던 때가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지금이야 언감생심 젊은이들이 다니는 클럽 언저리도 어씬 못하는 신세이지만 그래도 80년대 그 시절 나 역시 나이트(지금의 클럽)를 전전하며 하얀 빽바지에 머리에는 무스를 잔뜩 바르고 혹시 근사한 여자를 만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청춘을 보냈다는 것을 내 아이들은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   (편집자 주)

디스코텍.jpg

   학교앞 선술집에서 한잔 걸친 친구들, 학교앞 당구장에서 쓰리쿠션 내기 당구 치던 학생들,  도서관에서 공부를 끝낸 학생들....  학교에서 자신의 일과를 마친 학생들이 삼삼오오 짝을 지어 전철을 타고 종각역에서 내려 있는 폼, 없는 폼 잡아가며 그 당시 닭장 즉 나이트엘 가곤 했다. 

   그 이름도 유명한 “싼다!”  이름도 기억나지 않는 후줄그레한 호텔 지하의 나이트…  콜라 2천원 다른건 얼마였는지 모르겠고 여하튼 무교동에서는 춤빨이 제일 좋았던 것으로 기억남다.  그 곳을 나와 좌회전하면 “카네기” 직진하면 “1,2,3(원투쓰리)가 있고 건너편엔 “코파카바나” 그리고 지금 관광공사빌딩 뒷편쯤에 싸구려 1천원짜리 “다운타운” 까지 ........  이 시절 학생들이 즐겨찿던 소위 강북의 클럽들이다. 

   무교동은 이후 종로 관철동의 “ABC”, “미스터리” 그 다음의 명동 “마이하우스” 이전까지 서울 중심가에서는 최고였던 클럽이었다. 여기서 자기가 놀던곳이 빠졌다고 섭섭해 하시는분은 그곳이 3류 클럽이라고 보면 정답이다.  

   종로에서 ABC 또는 미스터리는 여자들도 괜찮고 물이 그나마 쫌 짱짱했고 뺀찌도 심했다. 반면 종로3가 국일관 골목은 양아치 판이었다는게 그 시대를 아는 이들의 일관된 주장이다. 국일관 4층이던가 3층이던가에 있던 국일데크, 지하에 디스꼬레아 였던가 먼가 하는 진짜 양아女들이 많던곳으로 유명했다. 

   그 시절 강남 서초동에서는 “스튜디오 80”이 죽이는 물과 색다른 분위기로 강남의 전성기를 연다.  이어서 월드팝스, V-ZONE, BOSS TOUCH 등등등. 이곳들은 이태원의 유명 DJ를 데려다가 주로 학생들이 많았던 강남에 맞게 음악으로 승부를 걸었다.  게다가 강남의 디스코텍들은 보통 학교 수업이 끝나는 오후 4시30분이면 오픈하고 10시가 넘으면 문을 닫는 전략으로 일찍 놀고 일찍 들어가야 하는 학생들에게 최고의 인기를 한 몸에 받았다. 

   이때, 강남역 바로 앞에 자리잡은 월드팝스는 80년대 대학생이었다면 누구나 한번을 가 보았을 정도로 유명세를 탔다.  요즘 말 하는 IN 서울 학생들은 물론 당시 분교가 유행하던 시절, 서울에서 지방으로 통학하는 학생버스의 대부분이 강남역에서 학생들을 내려 놓으니 IN, OUT 할것 없이 월드팝스는 빠르게 강남 최고의 명소로 자리잡아 갔다. 

   월드팝스를 중심으로 한 강남의 디스코텍이 한창 전성기를 구가할 시절 이태원도 함께 전성기를 맞는다. 88올림픽을 전후하여 한남동쪽과 소방서근처까지, 조금 과장하면 모든 건물에 나이트가 적어도 하나씩 있었다. 그 중 최고의 클럽 몇몇을 열거해 보면, 우선 겟츠비(이후 마하라자서울로 바뀜)를 꼽는다. 그 시절 진짜 멤버쉽 클럽이었다. 회원이 아니면 회원과 동행해야만 입장이 가능했다. 주로 당시 연예인, 모델, 부유층 한량들이 드나들었는데 그들만의 공간이었다. 그리고 에이트리움. 예전 면허시험장에서 이테원방면으로 오르다 보면 있었다. 이곳 역시 물관리가 끝내주는 곳이었다. 그리고 루머스, 이곳은 크라운호텔 옆에 있었는데 위치상 중심지와 멀리 떨어져 있고 크기도 그리 크지 않고 아담함에도 불구하고 소위 내노라하는 이들이 많이 출입하여 유명해 지기도 했다. 

   여기까지가 최고라면 최고였던 곳이고 본격적으로 대중적인 클럽을 살펴보면,  한남동 당시 횡단보도를 건너면 바이스로이라는 까페가 있고 그 이층에 터치나인 그 지하에 파슈가 있었다. 그러니까 한남동에서 젤 좋은 곳이 한건물에 물려있던 셈이다. 그러니까 이 황단보도를 오가는 남녀를 바이스로이에 앉아 보는것 자체가 즐거움이고 패션 트렌드를 알수 있을 정도였다. 그리고 그 옆에 애프터닥,히포드럼,켓츠아이 등등 그래도 양아치는 안받는다고 자부하던 클럽들이 떡하니 버티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신촌. 이곳 역시 젊음의 거리임을 누구도 부인하지 않앗다.  지금의 홍대라 할까?  강남역 근처 서초동의 클럽에 학생이 많다해도 신촌만 할수는 없다. 음악도 최신유행음악을 자꾸 신청해서 DJ들을 괴롭게 까지 한다. 

      여기는 이대정문에서 신촌역 방향으로 가다 골목에 있던 콜로세움, 신촌로터리에 벤츠280, 우산속, DMZ, 연대쪽으로 하이크라스, 벤츠280, 그리고 서강대 쪽으로 이테원크리스탈과 형제업소인 신촌크리스탈이 있었는데 그중 최고는 벤츠280 이었다. 

   신촌의 디스코텍(클럽)은 그 명맥을 근근히 이어가다가 나중에 홍대앞쪽에 테크노클럽등으로 바통을 넘기고 사라진다. 그밖의 이야기들로 신촌 벤츠280은 서초동에 벤츠600이 생겼는데 이곳 DJ상당수가 양쪽에 모두 일을했고. 신촌DJ들중 원로급들이 잠실롯데월드 비스트로에 일을했었다. 

   다음은 그 시절 호텔나이트를 이야기해 보자.  우선 당시 유명한 호텔 나이트를 살펴보면 하얏트, 신라, 타워, 리버사이드, 뉴월드, 캐피탈 등등이다.  물론 여기 말 하는 곳은 어떤 호텔이나 거의 하나씩 붙어있는 성인나이트 즉 캬바레라는 곳은 제외하고 그 시절 돈 많은 젊은이들이나 학생들이 선호했던 클럽만 나열한 것이다. 

   호텔나이트는 지금과 마찬가지로 1차를 다른곳에서 한잔 한 후 오는 곳으로 학생들이 쉽게 드나들었던 곳은 아니지만 그래도 간혹 벼락부자 아들로 풍족한 한량급 학생들이 가끔 친구들을 몰고 가곤 하던 곳인데 당시에도 술값이 꽤 나왔던것 같다. 

   기타로는 이태원의 문나이트가 있다 여기는 5000원인가 내면 맥주 한병 주고 노는데 미국애들도 많고 한때 유명한 DJ가 있어 춤쟁이들이 엄청 모여서 춤으로 맞짱을 뜨던 곳이다. 

   지나고 나니 나도 청춘이었던 때가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지금이야 언감생심 젊은이들이 다니는 클럽 언저리도 어씬 못하는 신세이지만 그래도 80년대 그 시절 나 역시 나이트(지금의 클럽)를 전전하며 하얀 빽바지에 머리에는 무스를 잔뜩 바르고 혹시 근사한 여자를 만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청춘을 보냈다는 것을 내 아이들은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  

   그 시절 우리의 젊음과 함께 영화를 누렸던 나이트의 역사를 살펴보며 가물가물 했던 기억을 되 살리다 보니 그 시절 젊음으로 가득찼던 나의 마음이 꿈틀 거리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