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80년대만 해도 참고서 종류가 그리 많지도 않았고 그것도 과목마다 모두 사기에는 부담감이 있어 아예 참고서 없이 공부하는 학생들도 있었고 형편이 조금 나으면 중요한 몇과목만 사서 공부하는 학생들도 많았다.  그래도 시험기간 중에는 서로 모여 참고서를 함께 돌려보며 공부했던 낭만도 있었다.   지금처럼 치열한 경쟁때문에 서로를 견제하며 살아가는 우리 아이들은 함께 모여 자신의 소중한 참고서를 나누어  보며 공부한다는 것은 상상도 못할 일일 것이다.

   하얀 명찰이 달린 교복에 책가방을 들고 남학생들은 빡빡머리에 검은 모자를 쓰고 여학생들은 귀만 거의 가릴듯한 단발머리를 했던 학창시절, 완전정복과 필승시리즈로 공부하고 때로는 성문영어와 수학의 정석 때문에 밤이 깊어가는줄도 모르고 공부했던 그 시절, 그때는 빨리 어른이 되어 이 지긋지긋한 공부에서 벗어나고픈 생각을 참 많이도 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가 나의 인생 중 가장 행복했던 시절이 아니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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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등학교를 국민학교라 부르던 세대들은 지금의 수탐, 과탐보다는 국,산,사,자가 더 입에 착착 달라붙을 것이다.  당시 새학기가 시작되면 교과서 외에 너도너도 전과라는 두툼한 참고서를 한권씩 샀던 기억이 난다.  말 그대로 전과목이 한 책자에 들어있던 추억의 전과! 

   나는 전과 하면 동아전과가 가장 먼저 또오른다.  1953년 처음 출간되어 전과시장의 반 이상을 차지했던 그야말로 전과의 왕 동아전과는 지금도 여전히 출간되고 있다고 한다.  동아전과의 라이벌 표준전과도 있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라이벌이란 말이 무색할 정도로 내 주위의 모든 친구들은 동아전과를 더 많이 선호했던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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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학교 시절에 주로 숙제를 위해 전과를 사용했다면 중학교에 들어서는 시험을 대비하기 위해 참고서라는 책들이 필요했다.   기억 나는가? 그 유명했던 완전정복 시리즈…  참고서 제목과 어울리게 말을 탄 나폴레옹이 알프스 산을 넘는 그림으로 유명했던 그 완전정복… 그 완전 정복에 도전장을 내민 교학사의 필승시리즈도 그 당시 학생들이 많이 사용하던 참고서 중의 하나이다.  어찌되었던 빡빡머리 중학생 시절 모든 과목의 참고서를 구비하느라 엄마, 아빠  꽤나 힘들게 했던 그 참고서들이 지금은 아련한 옛 추억으로 기억마저 가물가물 하다.
 
   중학시절을 거쳐 고등학교에 들어가면 교과서보다 더 교과서같은 참고서들이 있었다.  이는 마치 고등학생들이면 무조건 구입해야하는 일종의 바이블과 같았던 책…  바로 성문종합영어와 홍성대의 수학의 정석이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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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문종합영어는 기본부터 시작하여 핵심, 종합 코스로 나뉘어 중고등학생의 영어 입문서로 각광을 받았다는 것에는 그 시대를 살던 사람들이라면 아무도 부인할 수 없는 진실이기도 하다.  1967년 초판이 나온 이후 송성문 선생이 쓴 성문종합영어는 지금까지도 학생들이 많이 사용하는 영어  참고서로 한때는 연간 30만부 이상이 팔리는 초 베스트셀러로 가히 영어의 바이블이라고 불릴만 했다.  솔직히 나는영어를한번 마스터해 보겠다고 두툼한 성문종합영어를 새로 사서는 처음 몇단원만 새까맣게 밑줄을 치곤 나머지 뒷부분은 거의 새책과 마찬가지로 남겨두었던 기억에 세월이 지난 지금 그 지긋지긋했던 영어때문에 밤도 새워 보고 영어책을 왜 이리도 어렵게 만들었는지 애꿎은 송성문 선생만 탓했던 나의 학창시절의 추억이 아련히 떠 올라하면서 나도모르게 웃음이 나기도 한다.
 
   성문종합영어가 영어 입문의 바이블이었다면 중고등학생의 필수품이었던 책이 있다.  바로 그 이름도 영원히 잊을 수 없는 홍성대 저 수학의 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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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학의 정석은 우리나라에서 성경이나, 운전면허 시험집보다 더 많이 팔린 책이 아닐까 한다.   이 책은 1966년 8월 31일 처음 출판된 뒤 거의 45년간 모두 5천만권 가까이 팔린것으로 추산되니 가히 베스트셀러를 넘어 학생신분이면 누구나 할것없이 최소 한두권씩은 꼭 사서 공부했다는 전설과 같은 책이 아닐 수 없다.  수학의 정석을 쓴 홍성대 선생이 나중에 전주 상산고를 설립했다니 그분이 돈을 얼마나 벌었는지는 짐작하고도 남을 것이다.  어찌되었던 미국에서 공부하는 우리 딸의 책꽃이에 아직도 수학의 정석이 꽃혀있는 모습을 볼 수 있으니 세대를 초월한 전설의 수학책이라 이름 붙여도 그 누구하나 감히 반대 의견을 내지 못할것임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이렇듯 참고서 하나도 이름만 대면 그 시절을 같이 살았던 사람들의 공통된 추억으로 자리 잡을 수 있으니 지금과 비교해 보면 작은것에 만족하며 행복하게 살았던 그 시절이 지금의 풍요보다는 더 값지지 않나 생각한다.

   사실, 요즘이야 참고서 종류도 다양해 새 학기가 되면 서점 진열대에는 휘황찬란한 각종 참고서, 문제집들이 즐비하게 놓여 있고 또 참고서 없어서 공부 못한다는 아이의 말 한마디에 필요한 참고서를 모두 다 사주는 세상이지만  70~80년대만 해도 참고서 종류가 그리 많지도 않았고 그것도 과목마다 모두 사기에는 부담감이 있어 아예 참고서 없이 공부하는 학생들도 있었고 형편이 조금 나으면 중요한 몇과목만 사서 공부하는 학생들도 많았다.  그래도 시험기간 중에는 서로 모여 참고서를 함께 돌려보며 공부했던 낭만도 있었다.   지금처럼 치열한 경쟁때문에 서로를 견제하며 살아가는 우리 아이들은 함께 모여 자신의 소중한 참고서를 나누어  보며 공부한다는 것은 상상도 못할 일일 것이다.

   하얀 명찰이 달린 교복에 책가방을 들고 남학생들은 빡빡머리에 검은 모자를 쓰고 여학생들은 귀만 거의 가릴듯한 단발머리를 했던 학창시절, 완전정복과 필승시리즈로 공부하고 때로는 성문영어와 수학의 정석 때문에 밤이 깊어가는줄도 모르고 공부했던 그 시절, 그때는 빨리 어른이 되어 이 지긋지긋한 공부에서 벗어나고픈 생각을 참 많이도 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가 나의 인생 중 가장 행복했던 시절이 아니었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