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랑 입구에 참새가 집을 지었습니다.   집을 짓는 내내 지푸라기나 풀도 모자라 합성물질을 물어다 집을 지었습니다.   솜을 어디서 물어다 풀과 지푸라기 사이에 끼워 넣었더군요.   난 작년에도 그곳에 집을 지으려는 참새들이 집을 못짓게 두꺼운 박스를 접어 사이 사이 끼워 넣었었지요.   작년은 그럭저럭 지났는데 올해는 끼워 넣은 박스를 구들장과 천장 삼아 집을 그럴듯하게 지어 놨더군요.   집을 짓는 것을 알았더라면 난 또 못 짓게 조치를 취했겠지요.    내가 모르는 사이 집을 다 짓고는 레스토랑 입구를 새똥으로 칠갑을 하는 것이였습니다.    새똥이 얼마나 독한지는 아시지요?  타일도 삭고 자동차 지붕에 떨어지면 녹이 슬어 버리는 독한 똥이잖아요.   피해가 없으면 얼마나 낭만적이예요.   난 결심을 단단이 하고 새집을 부시기로 결심했지요.   긴 빗자루를 들고 성큼 성큼 씩씩 다가섰는데 새집에서 비비비 이런 소리가 들리는 거예요.  
‘앗 새끼가 둥지 안에?’   난 기둥을 잡고 새집 가까이 올라 섰어요.   새집 안으로 손을 넣는 순간 새들이 제 어미가 먹이를 물고 들어 온줄 알고 손가락을 마구 쪼는 거예요.  한 서너마리 되는 것 같았어요.   난 고민에 빠질 것도 뭐도 없이 그날부터 새똥이나 열심히 치우는 사람이 되기로 했어요.   보름쯤 지났어요.   난 다시 궁금해서 기둥을 잡고 올라가 새집안에 손을 넣어 보았어요.   이녀석들 보세요.  제법 세상물을 먹었어요.   처음에는 천둥벌거숭이처럼 어미인지 사람 손가락인지 구분도 못하던 것들이 딱 꼼짝도 안하고 죽은체를 하고 있는 거예요.  쿡쿡 몇번 만져 보고는 다시 내려와 새똥 치우는 아줌마가 되었죠.  
그 뒤 며칠이 지났어요.   난 또 궁금했어요.   내가 궁금해 하는 것은 내가 뭐든 새끼들을 예뻐하고 생명있는 것은 뭐든 신기해 하고 예뻐하기 때문인 것은 당신도 아시지요?  다시 이 녀석들이 궁금해서 손을 쓰윽 하고 넣어 봤더니 둥지가 텅텅 빈 것이였어요.   와아~~이 녀석들이 다 자라 세상 밖으로 나간 거예요.   그날로 난 새 둥지를 가차없이 털어냈어요.   참새 엄마에게까지 집을 내 줘서 레스토랑으로 들어오는 손님에게 새똥의 피해를 줄 수는 없는 것이지요.   참새나 나나 새끼 키우는 것은 마찬가지니까요.   참새가 더 낫지요.   참새는 벌써 출가를 시킨거나 마찬가진데 난 아직 애를 한참을 더 키워야 하니까요. 매상에 영향이 간다고 생각되면 신속하게 움직여야 하지요.
‘아아 미안 미안 하지만 나도 먹고 살아야 해….’궁시렁 대며 새집을 털어냈어요.   왜 미안한 마음이 없겠어요.   참새 엄마가 와서 난리 난리를 치더니 그곳에 다시 집을 지으려고 지푸라기 하나를 물고 오네요.   
참새나 나나 살기 참 힘드네요.   그 순간 참새와 실갱이 하는 풍경이 평화로워서 잠시 당신에게 감사를 한 후 난 다시 점심 장사를 시작했어요.
각자 주신 생명을 잘 잡고 가는 것, 때로 허방을 딛을지라도 그 허방 조차도 당신 안에서   겪어야 하는 것을 순전하게 믿게 해 주셔서 감사해요.   그게 아니라면 이 평화도 지긋지긋 했을 거예요.   이 지독한 고독을 평화라고 느끼는 것, 살아야 하는 자구책이 아니라 당신과 나의 교감에서 얻어지는 생의 등불 같은 것이지요.   
내년에는 참새가 처음부터 집을 못짓게 망을 잘 설거예요.   누가 이기나 해 보는 거죠.   참새가 집 지을 곳은 넓고 넓으니까요. 
새와 실갱이를 하던 나날이 이어지던 중에도 난 오전 9시 30분만 되면 이제 오지 않는 밥 할아버지가 오나 주차장을 내다봐요.     이제 할아버지는 안 오지요.   그는 다 저물었으니까요.    새집을 털며 느끼는 것은 슬픔은 행복한 마음과 상통한다는 것이지요.   생의 주관자이신 하나님 속으로 저물어 가는 것은 좋은 것인데 하염없이 이 생은 까무룩하게 눈물속으로 젖어드네요.    참새 집을 털며 심술을 부리고 있는 장면을 이제 넘기려고 해요



시인 할아버지는 
매일 식당에 오셨습니다
한 조각의 빵으로 아침을 드시며
시간 반 동안 읽기도 하고 쓰기도 하십니다 
그 시간이 점점 줄더니
오는 횃수가 점점 줄더니
오시지 않습니다
 
도서관에서 만난 그는
더 이상 운전도 못하고
책도 읽지 못한다고 하십니다
"귀만 조금 들려"
CD를 들고 조심조심 걸음을 놓습니다
 
한 편의 시가
저물어 갑니다

[엄마의 연애 –푸른사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