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 긴 오페라는 바그너 (Wagner) 의 니벨룽의 반지 (Der Ring des Nibelungen)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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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그너가 이 오페라를 완성하는데 일생을 바치다시피 하였으니 오페라도 길지 않을 수 없다. 시작한 지 26년 만에 끝을 보았다. 딴 오페라를 작곡하느라고 손을 뗀 10여년을 감안한다면 이 오페라에 16년을 바친 셈이다. 

   딴 작곡가와는 달리 각본도 자신이 썼다. 1부는 라인강의 황금 (Das Rheingold), 2부는 발퀴레 (Die Walkure), 3부는 지그프리트 (Siegfied), 4부는 신들의 황혼 (Die Gotterdammerung) 이다. 각본은 4부 부터 시작해서 꺼꾸로 썼고 작곡은 제대로 1부 부터 시작했다. 이 4부작을 하루에 한 편씩 나흘 동안 공연하게 되어 있다. 제일 짧은 첫편이 2시간 반, 제일 긴 마지막 편이 5시간 반, 모두 합해 장장 15시간이다. 

   공연 시간도 길지만 관중의 박수 시간도 길다. 피에르 불레즈 (Pierre Boulez) 의 공연은 1980년 마지막 공연에서 90분 동안의 박수 갈채를 받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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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가수 부인이 감독을 찾아와서 “오페라 시작하기 전 한주일 동안은 스트레스 때문에 하려고 들지 않고, 끝나고 한주일 동안은 지쳐서 하질 못합니다. 시즌이 한두 주일도 아니고, 결혼 생활에 ...” 라고 하소연 하였다고 한다. 그래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브라질에서는 7시간으로 줄여서 공연했단다. 

   바그너는 말년에 이 오페라를 공연하기에 알맞은 극장까지 만들었다. 너무 질러대지 않아도 될만한 크기로. 바이로이트 (Bayreuth) 에 있는데 지금도 바그너의 자손들이 바이로이트 축제를 매년 열고 모짜르트를 제쳐놓고 바그너에만 열광하고 있다. 

   줄거리는 북구와 독일의 신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단편적인 신화들을 늘리고 줄이고 이리 저리 뚜드려 맞추어 질서 정연한 대하소설을 만들었다. 최근에 나온 3부작 영화  반지들의 제왕 (The Lord of the Rings) 의 원전인 톨킨 (Tolkien) 의 소설도 같은 신화들을 소재로 하였기 때문에 주제는 비슷하다. 황금으로 만든 반지를 소유하는 자는 세계를 다스릴 수 있는데 그 반지에는 저주가 붙어 있어서 반지 소유자는 결국 멸망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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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톨킨은 “바그너의 반지와 내 반지가 둥글다는 것 빼 놓고는 두 작품이 같은데가 하나도 없다.” 고 말하면서 바그너의 영향을 조금도 받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사랑을 영원히 포기하고 대신 권력을 택하려는 난쟁이족 니벨룽 (Nibelung) 의 알베리히 (Alberich), 그 권력을 독차지 하려고 동생을 살해하는 거인, 지혜와 자기 눈을 바꾸는 신들의 우두머리 보탄 (Wotan), 신들의 보금자리를 보호할 수 있는 용감한 장수들을 모집하는 보탄의 딸들 발퀴레 (Walkure), 본의를 버리고 부인의 뜻에 따라 명령을 내린 보탄, 아버지 보탄의 명령보다는 아버지의 속마음을 택하는 갸륵한 딸 브린힐데 (Brünnhilde), 용서해 주고 싶지만 명령의 존엄성 때문에 벌을 주는 아버지 보탄, 보탄의 사생아의 아들로 태어나 브린힐데와 세상을 정복하려는 지그프리트 (Siegfried), 지그프리트를 죽이고 반지를 빼앗는 알베리히의 아들 하겐 (Hagen), 이렇게 반지를 둘러 싸고 신과 인간이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엮어 나간다.  

   오페라가 긴 만큼 이 작품에 대한 평도 많고 가지가지다. 한 개인이 만든 작품으로는 최대의 예술 작품이라고 찬사를 보내는가 하면, 진부하기 짝이없는 작품, 과대 망상증 환자의 작품이라는 악평을 받고도 있다.

   메트로포리탄 오페라에서는 2010년 부터 현대식 무대를 비롯, 브린 테릴 (Bryn Terrill) 과 데보라 보이트 (Deborah Voigt) 를 등장시켜 새로운 제작을 하여 공연해 왔는데 그 녹음 판이 금년 2월에 그래미 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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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보라 보이트는 수년 전에 너무나 비대해서 역에 안 맞는다고 영국 로열 오페라에서 해고를 당했다. 수술과 다이어트로 135 파운드를 줄인 후 재기한 것이다. 마리아 칼라스도 처음에는 비대하였지만 80 파운드를 줄였다. 소프라노는 특히 콜로라투라 소프라노는 몸이 풍만하고 가슴이 넓어야 한다는데 다이어트 전후에 소리가 어떻게 달라 졌을까 논란이 많았지만 결론을 보지 못한 것 같다.

   바그너는 여자도 많았다. 첫번째 부인이 그를 버리고 딴 남자한테 가자, 그녀의 여동생과 결혼했고, 여류 시인과 연애하다가 들켜 헤어지고 말았다. 그런 후에 자기의 오페라를 지휘 해 주던 제자의 부인인 코시마 (Cosima) 를 가로챘다. 바그너 보다 24살이나 어렸다. 코시마의 아버지는 바그너의 친구인 피아니스트 리스트이고, 어머니는 남편을 버리고 리스트한테 온 백작부인이다.  (계속)


사진 설명

1.황금을 지키는 라인강의 세 처녀.
2.거인들이 새로 지어놓은 성으로 들어가는 신들.
3.지혜를 찾으러 돌아 다니는 신들의 왕 보탄.
4.아버지의 벌로 화염에 싸여 있는 브륀힐데를 구하는 지그프리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