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MB회고록 주장에 정면대응“있을 수 없는 일”, 야당도 자원외교·4대강·한미 FTA “사실관계 다르다” 파장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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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박 전 대통령의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이 현 정부는 물론 이전 정부와도 마찰을 빚고 있다. 세종시 수정안 내용을 놓고 청와대가 ‘유감’이란 입장을 표명한 데 이어 미국산 쇠고기 협상 파동에 대해서는 노무현 정부 측이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청와대는 2009년 박근혜 대통령의 ‘세종시 수정안’ 반대가 당시 ‘정운찬 대망론’ 견제를 위한 것이란 이명박 전 대통령(MB)의 주장에 “유감스럽다”는 뜻을 밝혔다. 또 MB정부 시절 남북정상회담 논의 과정에서 돈거래가 언급된 데 대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30일 오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박 대통령이 당시 세종시 수정안을 반대한 것을 두고 당시 정 전 총리에 대한 견제에 따른 것이란 이 전 대통령의 주장은 사실에 근거했다기보단 오해”라며 “그런 부분에 대해선 유감”이라고 말했다.

     또한 청와대는 이 전 대통령이 회고록에서 남북 간 협상 내용을 세세히 공개한 것도 적절치 않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 관계자는 남북 정상회담 준비 과정에서 남북 간 돈거래 이야기가 오갔다는 이 대통령의 폭로에 대해 “놀라운 일이고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남북문제는 남북대화를 비롯한 외교 문제로 민감한 사안인데, 이렇게 세세하게 나오는 게 국익에 도움이 될지 의문”이라고 우려했다. 

   현 정권뿐 아니라 이전 정권에서도 크게 반발했다.  노무현 정부에서 마지막 비서실장을 지낸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1일 기자간담회에서 노 전 대통령이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과 이면 합의를 하고도 그 책임을 차기 정권으로 떠넘겼다는 이 전 대통령의 주장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일축했다.

     문 의원은 이 전 대통령이 대통령 취임을 1주일 앞둔 2008년 2월18일 당시 노 대통령을 만나 쇠고기 협상을 임기 중 처리해 달라고 했지만 노 대통령은 이를 거부했다고 밝혔다. 그는 “두 분 대화 자리에 함께 있었는데 이 전 대통령이 쇠고기 수입문제를 노무현 정부가 해결하고 물러나면 좋겠다고 말했다”며 “그때 노 대통령은 ‘일본·대만이 안 하고 있지 않느냐’며 충분히 설명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두 번에 걸쳐 두 번 다 그런 대화가 오갔는데 지금 (이 전 대통령이) 그러는 걸 보면 전혀 엉뚱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라며 “아마도 이명박 정부 첫 해의 쇠고기 수입 파동과 촛불집회를 합리화하느라 그 책임을 참여정부에 전가하려 하는 거 아닌가 한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그는 “국가 지도자를 지낸 분의 자서전은 기본적으로 정직한 성찰이 담겨야 자서전, 회고록으로서 가치가 있다”며 “국민적 비판을 호도하고 자화자찬하는 식의 자서전은 회고록으로서 가치가 없다”고 말했다.

    야당과 관련 당사자, 전문가들도 이 전 대통령이 변명과 자화자찬으로 일관했다고 비판했다.

    자원외교 국정조사특위 야당 간사인 새정치민주연합 홍영표 의원은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이 전 대통령이 야당의 자원외교 비판을 ‘우물에서 숭늉 찾는 격’이라고 말한 데 대해 “이 전 대통령은 아직도 자원외교와 관련한 꿈을 꾸고 있다는 생각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고 정면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전 대통령은 ‘나는 모른다, 총리실이 한 일이다’라며 책임을 전가하고 말도 안되는 주장을 할 것이 아니라 국정조사에 증인으로 나와 진실을 증언해야 한다”고 밝혔다.

   4대강 사업을 지속적으로 비판해온 이준구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블로그를 통해 “4대강 사업과 글로벌 금융위기를 결부시키는 것은 우스꽝스럽기 짝이 없는 자기정당화”라며 “길가던 분견(糞犬)이 이 말 듣고 가가대소하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고 비판했다.